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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판매된 국산차 10대 중 9대는 '현대차·기아'

상반기 현대차 점유율 51%, 기아 37%
하반기 신차 출시 예고, 쏠림 심화 전망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에 걸린 현대차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중앙포토]
국내 완성차 시장이 현대자동차그룹만의 리그가 됐다.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전월 대비 판매량을 각각 10%, 3% 늘리며 올해 상반기(누적 기준) 9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10대 중 9대는 현대차 혹은 기아가 판매한 차인 셈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는 시장 점유율이 4% 수준에 머물렀다.
 
1일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는 총 66만4479대를 판매, 시장 점유율 88%를 챙겼다. 현대차가 38만6095대로 전체 판매량(75만3104대)의 절반을 차지했고, 기아가 37%를 가져왔다. 지난해 상반기 현대차·기아 판매량 기준 시장 점유율 77%와 비교해 10%포인트 증가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 이른바 마이너 3사의 신차 부재가 현대차와 기아의 독주를 불렀다. 가령 현대차는 준중형 세단 아반떼 1개 차종의 상반기 판매량이 4만대 넘는 판매를 기록했지만,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경쟁 차종이었던 크루즈와 SM3를 단종시켰다. 같은 기간 기아 역시 동급 K3를 통해 1만3227대를 판매했다.
 
마이너 3사가 올해 상반기 기록한 완성차 판매 대수는 8만8625대로 현대차 1개사의 세단 부문 판매량(12만5757대)에도 못 미쳤다. 한국GM이 3만3160대를 팔았고,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각각 2만8840대, 2만6626대 판매고를 올렸다. 시장 점유율은 3사 각각 4.4%, 3.8%, 3.5% 수준으로 3사의 합이 12%를 넘어서지 못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꾸준한 신차 출시로 신차 효과를 이어가는 사이 완성차 3사는 신차 출시는커녕 단종만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마이너 3사가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와 경쟁이라도 할 수 있는 차급은 사실상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정도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하반기 현대차그룹의 국내 완성차시장 과점 현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에는 상반기 출시해 하반기까지 신차 효과를 유지할 모델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또 하반기 출격 대기 중인 신차들도 남아있다.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은 판매량을 끌어올려 줄 신차가 전무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상반기 미니밴 스타리아와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출시했고,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준중형 SUV 투싼의 신차 효과도 지속되고 있다. 올 하반기 제네시스 G80 전기차와 고성능 모델 아반떼N도 출시된다. 기아는 전용 전기차 EV6 판매가 본격화되고 주력 차종으로 꼽히는 중형 SUV 스포티지 풀체인지 모델도 나온다.
 
한편 올해 하반기 국내 완성차 시장은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과 지난해 하반기 국내 완성차 시장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역기저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반기 구매 수요 감소 등에 따른 시장 축소는 현대차·기아로의 쏠림현상을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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